제주
겨울바다의 바람이 머무는 제주 약천사에서 12월 21일부터 23일까지 2박 3일간 치유의 여정, '숨비명상' 22기가 열렸다.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깊은 바다에서 물질을 마치고 수면 위로 솟구치며 토해내는 생명과 직결된 휘파람 소리다. 극한의 참음 끝에 터져 나오는 이 소리는 몸속에 가득 찼던 탁한 기운을 비워내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가장 원초적이고 절박한 생명의 호흡이다.
이번 여정에는 칠흑 같은 우울감 속에 정서적으로 홀로 고립된 이가 찾아왔다.
그녀의 얼굴에는 표정이 지워져 있었고 최근 부친상에도 눈물 한 방울 나지 않는다며 스스로의 무감각을 아프게 고백했다.

마음의 혹한은 육체의 굳음으로 이어졌다. 어깨의 긴장을 내려놓는 단순한 요가조차 그녀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 같았다. "힘을 빼는 법을 모르겠어요"라며 잔뜩 움츠러든 채 꽉 막힌 숨을 힘겹게 몰아쉬는 모습이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