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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삼매명상 (7월 16일)

2026년 7월 16일, 한여름의 초록이 짙게 물든 날이었다. 가야산 해인사로 향하는 길, 설렘과 책임감을 함께 안고 오른다. 2박 3일의 해인삼매명상이 시작된다.

이번 명상에는 특별한 인연들이 가득하다. 외국인을 포함해 총 3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내국인 참가자 20명 중에는 서울과 경인 지역에서 온 분들이 많다. 평소와 달리 남자 참가자도 꽤 많다. 국적도, 사는 곳도 다르지만 마음만은 하나다. 잠시 일상을 멈추고 싶다는 그 마음이 모두를 이곳으로 불러 모았다.

첫날 저녁, 선림원에 모두 모인다. 첫 명상으로 마음챙김 명상을 안내한다. 멈추고, 관찰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다. 처음엔 다들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다. 떠오르는 잡념을 밀어내려 애쓰는 표정들이 보인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저 바라보라고 나직이 건넨다. 흘러가는 구름처럼 생각을 조용히 흘려보낸다. 방 안의 공기가 조금씩 순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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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아침이 밝아온다. 고요한 숲길을 함께 걸으며 걷기 명상을 이어간다. 발바닥이 땅에 닿는 감각에 집중하도록 이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계곡 소리와 바람이 저마다의 상념을 지워준다. 말없이 걷는 뒷모습들이 어느새 숲을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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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따뜻한 자비 명상이 이어진다. 타인보다 나 자신을 먼저 품어주는 시간이다. "괜찮다, 잘하고 있다." 각자 자신의 귓가에 속삭이게 한다. 어딘가에서 조용한 숨소리가 깊어진다. 오래 잠가두었던 마음의 굳은 방 한편이 스르르 녹는 순간이다. 그 곁을 지키는 일만으로도 마음이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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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한 저녁에는 스님과의 차담이 마련된다. 찻잔을 앞에 두고 둘러앉는다. 스님은 답을 주지 않으신다. 스스로 답을 찾는 길을 일러주실 뿐이다. 찻물이 식어가는 동안 참가자들의 질문이 점점 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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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 맑은 산사에서 일어난다. 큰스님의 발자취를 따라 암자 순례를 떠난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함께 호흡을 가다듬는다. 마침내 다다른 자리,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진다. 그 아래에서 저마다의 고민들이 작아진다. 말하지 않아도 얼굴들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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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의 고즈넉한 여정이 끝난다. 돌아가는 참가자들의 발걸음은 가볍고도 단단하다. 첫날의 굳은 표정은 온데간데없다. 비운 만큼 가벼워졌고, 채운 만큼 단단해졌으리라. 그 모습을 배웅하는 것만으로 큰 선물이 된다. 일상을 다시 살아갈 힘을 서로에게 가득 얻은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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